송파에서 마틴 마르지엘라 전시가 있어서 얼리버드를 끊어두고는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못 가다가
얼리버드 마지막 날에 겨우 다녀왔다.
롯데뮤지엄은 처음 와봤는데 다와서 살짝 헤맸다가 찾았다.
뮤지엄 앞에는 전시 배너가 있다.
도착해서 티켓을 교환하고 입장했다.
평일이기도 하고, 입장 마감 시간이 다 되어서 입장해서 그런가 사람이 많지 않았다.
오디오 가이드는 무료로 제공하고있고 바이브 어플을 설치하거나 큐알코드를 스캔해서 들을 수 있다.
웬만하면 어플을 설치할 것을 권하는데 큐알로 들으면 마지막 두 작품 정도는 설명을 들을 수 없다.
입장권을 찍고 들어가기 전에 자판기가 있는데, 거기서 전시 브로셔를 받을 수 있다.
원하는 번호를 누르면 그 번호에 있는 브로셔가 나오는데 정말 신선했다.
아름다움이라는 속성은 특정한 상황에서만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러한 상황은 아름다움이란 속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시장 입구에 붙어있던 이 문구가 이 전시의 핵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전시를 보면서 현대미술이라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전시를 보고 온 다음에 후기를 남기는 것도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지난 뒤 저장해 둔 사진 속에서 이 글귀를 보니 어쩌면 이 문구가 핵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한 상황을 가지고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위한 작가의 시선을 잠시나마 엿본것이 아닐까.
물론 다시봐도 작가의 작품에 대한 이해를 온전하게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무언가가 감춰져있는 것처럼 씌워져 있는 작품
실리콘 조형물에 머리카락을 하나하나 심고 그 머리카락을 염색하고 꼬아서 만든 작품
처음에는 연작이 아닐거라 생각했는데, 오디오 가이드를 듣고서야 연작임을 알았다.
작품이 여기저기 배치되어있고 연결되는 작품도 이동하면서 볼 수 있게 되어있어서
브로셔에 있는 지도를 보고 따라가면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인 먼지에 대한 탐구를 한 작품
거대하게 확대된 작품을 자세히 보면 무수한 점들이 보인다.
그냥 흔하게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부분인데 무엇이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일지 사뭇 궁금하다.
젊음에서 노년으로 가는 것을 머리카락의 변화로 표현한 작품
인간의 덧없음이 보이는 것 같다.
인간의 신체를 확대해 찍은 사진으로 만든 작품
어느 큰 부분보다 작은 한 부분에 대해 집요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것 같다.
다양한 신체부위를 조각한 작품
작품중 하나는 천으로 덮여있는데, 계속 한 작품만 덮여있는 게 아니라 바뀐다고 한다.
내가 간 시간은 늦은시간으로 전시장 마감시간이 다 되어서 그런가 딱히 뭘 해주지는 않았다.
공사현장 사진이 프린트 되어 한쪽 벽에 걸려있었는데,
순간 내가 그 순간에 존재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의자에 앉아서 쉬면서 볼 수 있는 공간
이 의자의 배치또한 허투루 한 것이 아니고 의도를 담아 배치한 것일 텐데
당시에는 막 전시를 보던 중간이고 피곤하기도해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마지막에 어디서 웃음소리가 난다 생각하면서 들어갔는데 벽면에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점점 가까워질수록 여자의 얼굴이 나오는 건가 했는데
머리카락으로 가려진 얼굴이 나와서 놀랐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 나 혼자 이걸 보고 있으려니 솔직히 조금 무서웠다.
전시의 가장 마지막에는 마지막 영상에 나온 머리카락이 나온다.
이것을 마지막으로 전시가 끝나고 기념품 매장으로 갈 수 있다.
시간이 없기도 해서 따로 어플 설치를 하지 않고 큐알 스캔으로 들었는데, 마지막 오디오 가이드를 못 들은 것이 좀 아쉬웠다.
큐알코드로 들어도 마지막까지 오디오 가이드를 들을 수 있게 해 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엽서를 사고 싶었는데, 세트로만 팔 고 있어서 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전시를 다 보고 난 다음에 역시 현대 미술은 어렵고
나는 아직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며 보기에는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며 보기에는 어려웠지만
무언가를 집요하게 탐구하는 그 모습을 본 것으로 만족한다.
기회가 되면 조금 공부를 해서 보는 눈을 키우고 싶은데,
현생 사는 것으로 힘들다는 핑계로 오늘도 공부를 미룬다.
그래도 오랜만에 문화생활이라 그 자체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일상다반사 >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동 끌레드뽀 보떼 듀이 쿠션 팝업 (2) | 2023.02.27 |
---|---|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 (1) | 2023.02.22 |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1) | 2023.02.06 |
중구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 반 클리프 아펠 사랑의 다리에서 마주하는 시간의 서사시 (1) | 2023.01.31 |
강남 마이아트뮤지엄 프랑코폰타나 컬러 인 라이프 (1) | 2022.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