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용산에 합스부르크 전시를 보고 지쳐서 보지 못했던 외규장각 의궤전을 보러 국립중앙박물관에 방문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매주 수요일, 토요일 야간개장을 하는데 수요일 야간개장때 방문하면 비교적 조용하게 전시를 볼 수 있어서 선호한다.
저녁시간의 국립중앙박물관 저 멀리 보이는 남산타워가 멋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딱히 관람을 안하더라도 저 야경을 보기 위해서라도 한 번쯤은 와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눈으로 보는 것이 백배는 더 아름답다.
바깥쪽에 있는 전시품은 제대로 구경해본 적이 없는데, 나중에 시간 되면 이쪽도 구경해보고 싶다.
의궤는 의식의 궤범이라는 의미로 조선시대 중요 국가 행사의 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기록된 책이다.
사용된 물품의 종류와 그 수량부터 시작해서 순서까지 정말 하나하나 기록되어있다.
그중 외규장각에 있던 의궤는 왕을 위해 만든 책이라 한다.
그러니 그 얼마나 귀하고 또 자세하게 기록을 해 놓았을까.
왕이 읽는 책과 나누어 보관하는 용도인 분상용 의궤 딱 봐도 달라 보인다.
왕이 보는 책은 하나하나 정성 들여 만들었다는 것이 보인다.
의궤의 표지에 대한 설명
의궤의 표지를 만드는 비단의 색과 무늬에 대해서 설명해 둔 부분
처음에는 그냥 진짜 장인이 정성 들여서 만들었겠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이런 설명과 함께 보니 의궤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벽면 서가에 가지런히 전시되어 있는 의궤들
이 많은 의궤를 어떻게 가지고 갔는지 새삼 놀랍게 느껴졌다.
의궤만 전시되어있는 공간이고 다 볼 수 있게 되어있는 것도 아닌데 무언가 꽉 차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유일하게 남아있는 유일본
이런 자료들이 현재까지 남아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
정말 상세하게 하나하나 그려져 있는 지도.
이걸 만들기 위해 얼마나 시간을 들였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 시기에는 사진이라는 것이 있는 시기도 아니니 오롯이 직접 본 것에 대해서 그렸을 거라 생각하니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의궤 전시 중에서 가장 신기하고 재미있고 마음에 들던 공간인데,
카드를 선택해 올려두면 카드에서 그림 조각이 튀어나와 옆 화면의 빈자리로 이동해 하나의 그림이 완성된다.
진짜 이런 걸 어떻게 만들었는지 놀랍고 이렇게 체험형으로 전시를 볼 수 있으니 조금 더 재미있게 전시를 볼 수 있는 것 같다.
예전이라면 상상하지 못했을 체험이 기술의 발달로 가능해지는 것을 보며 앞으로는 또 얼마나 더 신기하고 재미있게 전시를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왕세자 책봉 때 받은 교명
의궤를 직접 볼 수 있도록 복제본을 만들어 두었는데,
복제본이어도 정말 옛 방식으로 만들어서 그런가 정말 멋졌다.
이런 것을 만들어 내는 장인들은 정말 멋있는 것 같다.
서있는 북인 건고 그냥 보기만 해도 하나의 작품처럼 보인다.
전시의 가장 마지막은 실제 진행되었던 행사를 미디어 아트로 재현한 공간이었다.
넓은 공간의 한 구석에서 가만히 나오는 영상을 보고 있으면 내가 꼭 그 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요즘은 이렇게 전시에 미디어 아트가 같이 있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런 것을 보면 뭔가 체험하는 기분이 들어서
전시를 더 재미있고 집중해서 보게 되는 하나의 요소가 되는 것 같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특별전은 항상 좋아서 꼭 보려고 하는 편인데,
의궤전도 기대했던 것만큼 좋았다.
강화도에서 외규장각을 갔을 때 그 안이 텅 비어있었는데, 그 공간에 이 책들이 들어있을 거라 생각하니
새삼 거기가 얼마나 중요한 곳이었는지 실감이 나는 것 같다.
비록 그곳에 이 책들이 있을 순 없지만 여기에서라도 봐서 좋았던 것 같다.
다음에는 또 어떤 전시가 열릴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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