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에 우연히 고척에서 야구 국가대표 평가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고척이면 멀지 않으니 취켓팅으로 자리 예매해서 방문했다.
무한 새로고침으로 구한 자리는 처음에는 외야였고 그다음에는 3루 4층 그다음은 3루 3층 1루 3층.. 마지막으로는 중앙 4층으로 가게 되었다.
자리 후기를 찾아보니 중앙 4층의 시야가 꽤나 좋다고했고, 잠실에서도 중앙 쪽 자리를 좋아하는 편이라 마음에 들었고,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최종 결정했다. 이미 예매하고 난 다음에는 돌이킬 수 없으니 예매화면을 눌러보는 일은 하지 않았다.
내가 구한 자리가 최선의 자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간 고척돔 오랜만에 가는거지만 야구 경기 + 퇴근길이라 정말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신도림에서 구일까지 고작 두 정거장인데 내가 왜 일호선을 가장 싫어했는지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산넘고 물 건너 힘들게 온 야구장은 꽤나 오랜만에 방문하는 거라 그런가 설렘이 더 컸다.
티켓을 교환하고 들어가니 이미 경기는 시작한 상태였다.
내 자리는 중앙 4층 413구역 L열 12번이었다.
통로 바로 옆 자리는 아니지만 옆에 한 자리만 있어 통로와 꽤 가까운 자리였다.
야구장에서 보이는 시야
정말 탁 트이고 양 옆의 응원단도 잘 보이고 최적의 장소였다.
한쪽에서 보는 것보다 중앙에서 보는 것이 전체적인 분위기도 잘 보이고 움직이는 것도 잘 보여서 좋은 것 같다.
국가대표 경기라 모든 구단의 모든 선수의 응원가를 부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올스타전에서나 들을 수 있는 것을 야구 경기를 보면서 들을 수 있다니
원래도 올 생각이었지만 처음에 티켓팅 대 실패하고 좌절했었는데, 취켓팅으로라도 구해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야구장에서 안 먹을 수 없는 맥주
회사 근처에서 미리 사서 들고 왔는데 고척돔 안에 있는 편의점에서는 얼음컵을 팔지 않아서
미지근한 맥주를 먹게 되었다.
예전에는 정말 미지근한 맥주라면 극혐 했었는데, 이제는 그냥 미지근한 맥주도 어느 정도는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와중에 양심 챙기겠다고 당이 없는 맥주를 고른 것이 함정
김도영 선수의 타석
사실 이날 못 볼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와서 놀랐다.
늘 글러했듯이 마음속으로 열심히 응원가를 불렀다.
야무지게 챙겨 온 닭강정
회사로 배달시켜서 맥주랑 닭강정을 새참처럼 담아서 왔다.
오토김밥은 고척에도 지점이 있긴 한데 나는 늦게 가는지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고 사람이 많을게 분명해서 미리 시켜서 갔다.
닭강정은 식어도 맛있는 음식이니까 맛있을 거라는 믿음도 있었고 말이다.
청양고추 토핑은 늘 남기게 되어서 빼고 주문했는데 빼고 주문하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여러 구단의 선수들이 나와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야없날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야구시즌이 끝나면 경기 볼 일이 없어서 약간 지루했는데 그 지루함이 달래지는 것 같았다.
쿠바랑 하는 경기여서 중간에 클리닝 타임에는 공연도 보여주어서 재미있었다.
여러 구단의 주요 응원가도 한 번에 들을 수 있는 시간이라 좋았고 말이다.
경기가 다 끝나기 전 9회 초에 나왔는데 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경기장을 나와 신도림 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찍은 고척돔
올해 몇 번 오지 못했던 것 같은데, 내년에는 좀 더 자주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장을 직접 가서 보면 티브이로는 느끼지 못하는 생생함이 있어 더 직관을 하게 되는 것 같다.
티켓은 구하기 어려워졌지만 이 분위기를 포기하지 못하니 내년에도 또 나는 열심히 티켓팅을 하겠지.
늘 서울에 있는 고척과 잠실만 방문했었는데, 내년에는 지방에 있는 야구장도 가보고 싶다.
오랜만에 즐거운 야구장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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