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경복궁을 구경하러 온 날
뭘 먹을까 고민하다 국물이 먹고 싶기도 하고 삼청동수제비는 한 번도 먹어 보지 못해서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겨울은 겨울이라고 걷다보니 추워졌는데 수제비 사진을 보니 안 먹을 수 없었다.
점심시간 살짝 지나가는 시간에 와서 사람이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한산한 길거리에 여기만 줄 서 있어서 바로 찾을 수 있었다.
그냥 줄 서서 기다리면 본관과 별관 중 어디가서 먹으면 되는지 알려주신다.
메뉴가 수제비라 그런지 회전율이 높은편이라 금방 줄이 줄어든다.
빛바랜 메뉴판이 이곳이 오래된 가게임을 보여준다.
밖에 붙어있는 메뉴판
처음에 검색했을 때부터 수제비와 감자전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전을 먹을거니 동동주도 반되 시켜 먹기로 한다.
한 십분정도 기다렸더니 자리 안내를 해주셔서 들어갈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동동주가 나왔다.
김치와 동동주 김치는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게 자리마다 통에 담겨있다.
열무김치랑 배추김치 둘 다 맛있었다.
칼국수나 수제비 파는 집들은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김치가 맛있는 것 같다.
항아리에 나온 동동주를 덜어서 한 잔 마셨는데,
가벼운 탄산과 함께 장시간 걷느라 쌓인 피로가 싹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김치랑 먹어도 맛있었다.
하지만 곧 다른 음식들이 나올 예정이라 김치랑은 한 모금만 먹었다.
뒤이어 나온 감자전
감자전은 두툼한 편이다. 그래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 쫄깃하면서
씹는 맛도 있다.
같이 나오는 간장에 찍어먹으면 세상 천국이 따로 없다.
젓가락으로 슥슥 찢은 다음 덜어 먹었다.
감자전 한 입 하고 있는데 바로 나온 수제비
수제비는 1인분 시킨건데 양이 꽤 넉넉하게 나왔다.
안에 들어있는 건더기도 꽤 푸짐하고
무엇보다 국물이 찐이었다. 배부른데 계속 국물을 먹게 되더라.
수제비 1인분과 감자전 시키고 모자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을 잠깐 했었는데,
전혀 모자라지 않았다.
동동주도 곡주라 포만감이 있는 편이라
살짝 배부르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삼청동의 터줏대감 같은 음식점인 삼청동 수제비
왜 사람들이 많이 먹는 음식점인지 정말 제대로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수제비와 감자전으로 배 가득 채우고 걸어 다니다
떡꼬치는 또 못 참는다며 먹은 풍년쌀농산 떡꼬치
예전에는 길에 이런 떡꼬치 파는 포장마차도 많았었는데, 이제는 잘 보이지 않아서 아쉽다.
양념은 옛날 어린 시절의 맛과는 달랐지만
매콤 달콤하니 맛있었다.
그 시절의 맛은 이제 다시는 찾지 못할 맛이지만 그래도 추억을 느낄 수 있는 공간들이 남아있다는 것은 참 소중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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