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궁중문화축전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경복궁에 왔던 날
약속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도착해 나 혼자 고궁박물관에 왔다.
평소라면 이미 닫았을 시간이지만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야간개장을 하기 때문에 늦게까지 열어서 들어올 수 있었다.
예전에 광화문 쪽에서 일할 때는 정말 자주 왔었던 곳인데, 요즘은 경복궁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하고 있어서
자주 오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박물관에 와서 상설 전시를 볼까 특별 전시를 볼까 고민하다가
특별 전시가 마침 끝나가는 시점이기에 전시 종료되기 전에 특별 전시를 보자 싶어서
특별 전시를 보기로 결정하고 특별 전시관으로 갔다.
이번 전시는 의친왕가의 복식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기념으로 열리는 전시였고
2층이 아닌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렸다.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원삼
넓은 공간의 중앙에 전시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위엄이 느껴지는 것 같다.
벽면에는 전시를 여는 소개글과 함께 이 전시를 여는 이유 등이 적혀있어서 벽면의 글을 먼저 읽고 난 다음에 본격적으로 둘러보았다.

앞에는 원삼이 전시되어있는데
은은한 초록샘임에도 불구하고, 금박이 있어서 화려했다.
지금 보아도 이렇게 은은함과 화려함이 느껴지는데,
그 당시에 이 옷을 보았다면 얼마나 더 화려하게 느껴질까란 생각이 들었다.

의친왕비 가례때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궁녀용 허리띠


당의와 스란치마
정교한 자수와 금박을 볼 수 있다.
그냥 봐도 화려하지만 하나하나 세세하게 들여다볼수록 더 화려함과 섬세함을 느낄 수 있는데
이 치마와 당의가 그렇다.
아무런 생각 없이 화려한 무늬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에 있는 생각들이 서서히 지워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박물관에서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통 자주 가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노리개와 화관
정성 들여서 만든 화관과 노리개 역시
크기는 작지만 꽤나 오랜 시간 구경했다.
작은 물건이지만 들어간 정성은 결코 작지 않은 물건이기에 시간을 들여서 관찰했다.

전시실의 가장 안쪽에 있는 봉황무늬
자수로 놓인 모습만 보다가 이렇게 보니까 또 새롭기만 하다.
의친왕가의 복식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기념으로 열린 전시로
궁중 복식이 지닌 품격과 조형미를 확인하고 궁중의 의생활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전시 서문처럼
복식이 지닌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간을 들여서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옷인 만큼
나 또한 정성을 들여서 봐야 하는 건 아닐까 싶었는데 그만큼 시간을 들이지는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내가 또 언제 이 옷의 실물을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좀 더 시간을 들여서 정성스럽게 관찰해야겠다.
오랜만의 고궁박물관 뜻깊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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