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황리단길에서 첫 끼로 먹으려고 찜해두었던 담요 따뜻한 손길에 방문했다.
골목 안쪽에 있는 가게지만 입간판이 골목 입구부터 있어서 찾기 쉬웠다.

입구에 불상이 있고 기쁨을 나누니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니 약점이 되리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보통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 하는데
질투와 약점이라고 적힌 것을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제부터 기쁨을 나는 것이 질투가 되었을까 어른이 되면서부터 일까.
저 말의 뜻을 이해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실감이 났다.

가게 앞에는 작은 거북이 석상과 탑이 있다.
오른쪽에는 화장실이 있는데 화장실이 정말 깨끗하고 다 좋은데 문이 잘 잠기지 않는다.
사람들이 보통 사주를 보러 오는 곳인 것 같다.
그렇지만 식사만 하는 나 같은 손님도 가끔은 있는 것 같다.

자리에 앉으니 할머님이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마음으로 생각한 메뉴는 메밀전과 잔치국수인데 다 먹을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결국 둘 다 시켰다.
안 시키고 후회하지 말고 먹고 후회하자는 마음으로 주문했는데
음식은 할머님이 혼자 만들기 때문에 나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마음이 급한 사람은 여기서 먹는 것은 조금 맞지 않을 수 있다.

먼저 메밀전이 나왔다. 메밀전에 깨가 가득 올라간 것이 참 정겹다.
같이 나온 간장은 초간장인데 메밀전을 초간장에 찍어먹으면 세상 천국이다.
얇고 바삭바삭한 메밀전이라 좋았다. 간이 세게 되어있지 않은 것 같은데 왜 술술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다음으로 나온 잔치국수 진짜 국물 진하고 맛있다.
국물 먹는 순간 정말 진한 멸치 육수 국물이라 놀랐다.
면은 구포국수라 쫄깃하고 정말 잘 삶아졌다. 메밀저 먹고 배가 어느 정도 찬 상태였는데도
계속 들어가는 맛이었다.
반 정도 먹으니 위장이 이제 그만 넣으라고 시위해서 포기했는데, 정말 아쉬웠다.
맛있게 먹고 일어나니 스님이 배웅해 주셔서 정겹게 느껴졌다.
따뜻하고 맛있는 한 끼 식사 제대로 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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