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전을 보러 왔던 날,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는 한국 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특별 전시회인 카라바조와 바로크의 얼굴들이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전시 하나만 볼라 했는데, 이왕 예술의 전당 가는 김에 전시 두 개를 보자 싶어 2층에서 열리는 전시도 보러 갔다.
고흐전을 보기 전에 2층으로 먼저 가서 카라바조 전시부터 봤다.
2층에 올라가니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그림이 보인다.
설레는 마음으로 티켓을 교환하고 전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되는 공간
카라바조의 대표작인 성 마태오의 소명 속 모티프에서 영감을 받아 구현한 공간이라 한다.
어두운 공간에 한 줄기 빛이 빛과 어둠을 느끼게 해 주면서 작품 속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이 공간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전시가 시작된다.
가장 먼저 보게된 거대한 작품인 성 바오로의 회심
이 작품은 루드비코 카라치가 그린 그림이라 한다.
유대인을 핍박하던 사울이 기독교로 개종하는 순간을 담았다고 하는데,
그림 자체도 크지만 느껴지는 분위기가 더 크게 느껴지게 해주는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전시장안에서 들리는 성가도 그렇고, 시작부터 종교적인 느낌이 많이 들었다.
프란체스코 바사노의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에 있는 그리스도라는 작품
종교적인 그림이지만 그 시대의 집안의 모습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전체적으로 종교적인 그림이거나, 성자 성녀를 그린 작품이 많아서
종교가 기독교 그 중에서도 천주교를 믿는 사람이면 한 번쯤 보면 좋은 전시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를 나가지는 않지만
누군가 종교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아마도 기독교라 답하는 나는 종교적인 부분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많아
정말 아름다운 종교화라는 감정이 더 컸다.
성 카를로 보로메오의 초상
옆모습을 그린 이 초상화에서 무언가 고심하는 듯한 감정이 느껴지는 것 같다.
성 체칠리아
오르간 앞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그림은 마치 내 앞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는 것 같은 생동감이 느껴졌다.
어두운 배경에 오르간과 노래를 부르는 성녀만 그려져 있어서 그런가
좀 더 성녀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까 밖에서 봤던 도마뱀에 물린 소년
처음에는 도마뱀이 어디에 있나 했는데 잘 보니 손가락에 그려져 있었다.
확대해 보니 좀 더 잘 보이는 도마뱀
투명한 화병에 있는 꽃의 모습까지 정말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과일에도 의미가 있다고 들었는데, 전시 보고 온 지 몇 일이나 되었다고 벌써 들었던 내용을 기억에서 지워버렸다.
다만 남은 것은 정말 아프게 물린 것 같은 소년의 표정이다.
배를 그린 정물화
양 쪽에 그려진 배들이 상처까지 잘 표현되어있었다.
수박과 사과 칠면조 거북이 등이 그려져있는 정물화
수박의 모습이 우리가 알던 수박이 아니라 옛날 수박이라 신기했다.
부활한 예수의 상처를 직접 눌러보는
성경에 나오는 내용으로 그려진 그림도 보이고,
묵상하는 성자의 모습도 보인다.
해골을 들고 회개하거나 묵상하는 그림들이 보였는데
해골은 성물인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종교를 좀 더 알고 보면 그림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 세바스티아노
순교하는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은 옆구리에 박힌 화살과
그것을 바라보면서 나무에 묶이는 모습이 그려져있다.
성자에게 오롯이 쏟아지는 빛이 이 그림을 좀 더 강렬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있는 다윗이 무언가 고뇌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신선했다.
고통 고뇌 같은 감정이 얼굴에 보이는 것 같았다.
마지막에는 이를 뽑는 그림이었는데, 그림으로만 봐도 정말 아픔이 느껴진다.
옛날 시대에 태어났으면 치과치료는 못받았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은 미디어 아트로 채워진 공간이었는데, 이곳에서 새로운 작품도 볼 수 있고 책을 볼 수도 있게 되어있었다.
종교를 가지고 있었다면 좀 더 재미나게 볼 수 있었을 것 같은 전시였지만
종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재미나게 볼 수 있는 전시였다.
오디오 가이드와 함께 들으면 몰띾던 사실도 알 수 있게 되어서 좀 더 좋았다.
시작부터 끝까지 정말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전시를 다 보고 나오니 현실로 돌아왔다.
기념품은 구경안할 수 없으니 구경한다.
보통은 엽서를 사거나 투명 책갈피를 사거나 뭔가 하나를 사는데, 내가 가지고 싶었던 것은 품절이라 아쉽게도 굿즈를 사는 것은 포기했다.
하루의 시작부터 아름다운 그림들로 시작하니
마음의 양식을 풍성하게 쌓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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