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뭔가 마음에 들어서 예약해서 보고 온 서울 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의 하루하루 탈출한다.
서울 시립미술관을 오랜만에 가보고 싶기도 했고
마침 전시도 하고 있어서 보고 오려고 예약해서 방문했다.
정말 정말 어릴 때 와보고 처음 와보는 것 같은 서울 시립미술관
4시에 예약을 했는데
약간 늦어서 걱정했는데 무언가 검사를 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아마 방문객이 많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들어가자마자 리플릿부터 줍줍
리플렛 안 챙겼으면 정말 어떻게 봐야 할지 1도 감이 안잡혔을 것 같다.
물론 있다고 해서 엄청 제대로 본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어떤 순서로 봐야할지 몰라서 그냥 발길 닿는 대로 보았다.
작품 근처에 번호가 있어서 발길 닿은 작품의 번호보고 리플릿에서 설명 찾아서 보고
구경하다 멈춰서 보고 설명 읽고의 반복이었다.
작가의 설명을 읽기 전에는
이 영상을 왜 틀어놓는 것이지? 이건 왜 설치를 해놓은 것일까?
정말 알못다운 생각을 하다가 설명을 읽고 난 다음에는
아 이런 의도를 가지고 이런 작품을 만든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설명을 읽고 봤어도 신기하게 느껴진 작품
왼쪽 발목뼈가 부려져서 수술한 적이 있어서 그런가
왼쪽 다리를 보니 왠지 이건 꼭 남겨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사진을 찍었다.
계단을 올라가는 곳에도 이렇게 꾸며놓은 것이 마음에 들었다.
때로는 그냥 재생되는 영상을 구경하면서 멍하니 감상하기도 하고
설치되어있는 작품 중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
인상 깊게 느낀 것에 대해서 사진으로 찍고 남기고
그렇게 점점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물론 중간중간 리플릿으로 어떤 작가의 어떤 작품인지 확인하는 것은 잊지 않고 말이다.
실제로 가게처럼 꾸며진 공간에서는 구두를 한참 동안 구경했다.
의도를 가지고 구두를 꾸며놓은 것을 보면서 아 이래서 이런 걸 하는구나 싶었고.
3층에도 여러 작품이 있었는데,
실제로 누군가의 집에서 초대돼서 보는 것처럼 꾸며진 공간은 정말 편하기까지 했다.
여기가 서울 한복판이라는 것도 잊게 해 줄 정도로 말이다.
전문적인 지식이 있었으면 조금 더 다른 시선으로
탐구하면서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약간의 아쉬움은 남지만
아직 아무것도 모르니까 또 모르는 채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한다.
영원히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가 지속될 수도 있겠지만
계속 견문을 넓히다 보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고
다만 그날이 오기까지 내 에너지가 유지되길 바랄 뿐이다.
전시 보고 그냥 가기는 아쉬워서 2층에 천경자 작가의 상설 전시도 보고 왔다.
사진 촬영이 금지여서 입구만 슬쩍 찍었는데
실제로 작가의 작품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적혀있는 설명을 보면서 보니 또 새로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화가인 줄 알았는데 수필집도 많이 낸 것을 보면서
작가가 쓴 수필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서 구해서 볼 수 있는지 찾아보고 구해서 읽어보고 싶다.
처음 미술관에 가서 첫 번째 전시실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머리 아프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지막 전시관을 나올 때에는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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